안녕하세요, 부천 상동 서울한방병원 병원장 박성희입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한방 외용 연고인 자운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운고는 비록 동의보감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처방이지만 한방의료기관 및 약국 등에서 광범위하게 처방 판매되고 있는 연고입니다.
참고로 우리 병원에서는 자운고를 직접 만들어서 처방하고 있습니다. 원방 자운고의 성분에 추가로 몇가지 약재를 더하여 효능과 효과를 조금 더 높였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자운고는 과연 어떤 연고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효능 효과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운고 연고가 궁금하신 분들은 차분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자운고란 어떤 연고일까요?
자운고(紫雲膏)는 한방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피부 외용 연고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자운고가 동의보감에는 없는 처방이라는 것입니다.
자운고는 원래 중국의 ‘윤기고’라는 처방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완성된 처방인데요. 일본 원방 자운고에는 당귀, 자초, 돼지기름, 참기름, 밀랍 이 다섯 가지 재료만 들어갑니다. 아주 심플한 처방이지요.
자운고의 ‘자(紫)’는 보라색, 자줏빛을 뜻하는 한자로, 핵심 약재인 자초(紫草)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자초는 열을 꺼주는 청열약으로 항염증, 소염, 해독, 피부 진정 작용이 있고, 실제로 천연 염색에도 쓰일 만큼 색이 진한 약재입니다. 그래서 자운고는 특유의 붉은 보랏빛을 띠게 됩니다.

또 하나의 핵심 약재는 당귀입니다. 당귀는 혈을 보충하는 대표적인 보혈제로, 피부에 보습을 더해주고 소염·진통 작용도 뛰어난 약재입니다. 자초와 당귀, 이 두 약재가 자운고의 중심을 이룹니다.
자운고, 이렇게 직접 만듭니다
제가 한의과대학 학생 때부터 자운고를 만들어왔으니 자운고 만들기 역사가 대략 20년쯤 된 것 같습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방식에 정착했는데요. 만드는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드리면 이렇습니다.
1. 기름 준비 — 원방대로라면 돼지기름과 참기름을 써야 하지만, 향이 너무 강하고 위생 문제도 있을 수 있어 우리 병원은 올리브유로 만듭니다. 향이 은은하고 발림성도 좋습니다.

2. 약재 추출 — 올리브유의 온도를 서서히 올려 100도 안팎을 유지하며 준비한 약재들을 넣고 30~40분간 유효성분을 충분히 추출합니다.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150도가 넘으면 연기가 나면서 약재가 튀겨지듯 타버리기 때문에, 너무 고온도 저온도 아닌 온도를 지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3. 밀랍 투입 — 30분쯤 달인 후 밀랍을 넣습니다. 밀랍은 보습 효능이 뛰어나 한방 연고에 빠지지 않는 재료인데, 저는 마지막에 넣어 응고제 역할로만 사용합니다. 이때도 온도가 너무 높으면 끓어 넘칠 수 있어 100도 정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녹여줍니다.

4. 자초 투입 — 자운고 만들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자초를 조금씩 넣어주면 금방 기름이 빨갛게 물들고, 시간이 지나면 채도가 짙어지며 특유의 보라색으로 변합니다. 자초를 넣은 후에는 온도를 살짝 올려 마지막 추출을 한 번 더 해줍니다.

5. 여과와 소분 — 80도 이하로 식힌 뒤 부직포로 미세한 불순물을 모두 걸러내고, 내열 계량컵으로 용기에 하나씩 담습니다. 식으면 금방 굳기 때문에 손이 빨라져야 하는 순간입니다. 뚜껑을 덮고 직접 디자인한 스티커를 붙이면 완성입니다.

이렇게 한 번에 100개 정도를 만드는데, 매번 만들다 보니 이제는 용량을 거의 정확하게 맞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제로 만들다 보니 케이스마다 용량이 살짝 차이가 날 수 있고 케이스에 자운고가 약간 묻어있을 수는 있습니다.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병원 자운고가 다른 이유
요즘은 인터넷에서 자운고 셀프 제작 키트도 팔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키트는 대부분 ‘자운고 에센스’라고 해서 한약 추출물을 살짝 첨가하는 수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병원은 약재를 직접 선정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원내에서 조제합니다.
- 황련 — 소염 작용이 강한 약재
- 고삼 — 피부 질환 치료에 빠지지 않는 약재
- 백선피 — 가려움증을 잡아주는 약재
제가 직접 약재를 선별하고, 조제 과정을 통제하고, 배합 비율을 정한다는 것. 그리고 만들 때마다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직접 만드는 자운고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제라고 해서 무조건 더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제가 처방을 할 때 조금 더 당당할 수 있습니다. 제 아이의 건조한 피부에도 제가 만든 자운고를 발라줍니다.

자운고의 효능 효과
자운고는 흔히 ‘보습 연고’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효능은 그 이상입니다.
1. 건조한 피부 보습,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자운고의 가장 대표적인 쓰임새입니다. 한의학에서 아토피 피부염은 혈에 열이 있는 혈열(血熱)과 혈이 부족한 혈허(血虛)가 함께 있는 상태로 봅니다. 보혈제인 당귀가 건조함을 잡아주고, 청열약인 자초가 열과 염증을 가라앉혀 주기 때문에 아토피로 가렵고 거칠어진 피부 관리에 잘 맞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한방 치료를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좋은 선택지입니다.
2. 가벼운 화상 치료에도 잘 사용
제가 예전에 왕뜸 치료를 메인으로 하던 시절, 뜸으로 인한 가벼운 화상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원내에서 자운고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운고를 꾸준히 바른 환부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회복이 확연히 빠른 것을 임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에 발표된 동물 실험 연구도 있습니다. 2도 화상을 유발한 쥐에게 가미자운고를 이틀에 한 번씩 도포했더니, 15일 후 자운고를 바른 그룹이 대조군보다 환부 크기가 크게 줄었고 육안으로도 개선이 뚜렷했습니다.
혈액학적으로도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백혈구·혈소판 수치가 더 낮았고, 혈관 생성과 상처 회복에 관여하는 VEGF, PI3K, pAkt 단백질의 발현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단순한 보습을 넘어 항염증과 상처 회복 효과가 확인된 것입니다.
3. 다양한 피부 트러블
모기 등의 벌레에 물려서 가려울 때도 자운고가 효과적입니다. 갈라지는 입술(립밤 대용으로 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각종 피부 트러블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만능 한방 연고입니다.

자운고 바르는 방법
자운고는 듬뿍 바르기보다 얇게 펴서 자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3회 이상 수시로 발라주시면 되고, 위생을 위해 손보다는 1회용 면봉으로 덜어서 바르시길 권합니다. 화상 부위에 물집이 있다면 최대한 터트리지 말고 물집 위에 그대로 발라주셔도 됩니다.
직접 바르기 번거로운 부위라면 멸균 거즈에 자운고를 바른 후 피부에 붙이는 방법도 좋습니다. 습윤밴드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3도 이상의 심한 화상은 셀프 치료를 시도하기보다 반드시 가까운 의료기관을 먼저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가벼운 1도 화상이나 조금 심한 2도 화상까지는 자운고로 관리해볼 수 있습니다.
한방 자운고,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
우리 병원 자운고는 개당 5,000원에 처방해드리고 있습니다.
처방은 꼭 병원에 방문해서 받을 수 있나요?
자운고는 비대면 진료로는 처방이 어렵습니다. 부천 상동 서울한방병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으신 후 대면으로 처방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운고 처방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병원으로 문의해 주세요.
자운고는 어떻게 보관하나요?
평상시에는 냉장 보관해 주시면 됩니다. 사용할 때는 면봉으로 살짝 긁어낸 후 피부에 얇게 펴 발라 주세요.
옷에 묻지 않나요?
자운고는 자초의 염색 성분 때문에 색이 있는 연고입니다. 대량으로 펴 바르면 옷에 묻을 수 있고 특히 흰옷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량씩 얇게, 자주 발라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나요?
네, 영유아·소아의 건조한 피부나 아토피 피부염 관리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제 아이의 건조한 부위에 직접 만든 자운고를 발라주고 있습니다. 아이의 피부 상태에 따라 형개연교탕 같은 보험한약 처방과 병행하면 더 좋습니다.
화상에 발라도 되나요?
가벼운 1~2도 화상까지는 얇게 자주 발라주시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3도 이상의 심한 화상은 자운고에 의존하지 마시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주세요.
부천, 인천 지역에서 한의사가 직접 만든 자운고 처방을 원하시는 분들은 부천 상동 서울한방병원으로 문의 주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정성을 다해 진료하겠습니다.